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멕시코 여행 중 주유소에서 산 성기능 보조제를 복용한 미국 청년이 전신 출혈 증상을 보이며 응급실로 실려갔다.
7일 현지 언론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따르면, 미국의 20대 남성 A씨는 휴가 중이던 멕시코에서 ‘라이노69 플래티넘 1000(Rhino 69 Platinum 1000)’이라는 발기부전 보조제를 구입해 2주간 복용했다. 이후 온몸에 보라색 반점이 나타나고 잇몸과 코피가 멈추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은 혈소판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면역혈소판감소증(ITP)’으로 진단했다.
이 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정품 비아그라처럼 실데나필(sildenafil)을 주성분으로 포함하고 있으나, 공식적인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은 불법 약물로 분류된다. FDA는 이미 ‘라이노69’ 관련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여전히 온라인과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ITP는 면역 체계가 혈소판을 적으로 오인해 파괴하는 질병이다. 혈소판 수치가 낮아지면 작은 상처에도 출혈이 멈추지 않고, 자반증이라 불리는 보라색 반점이 피부 곳곳에 나타난다. 코피나 잇몸 출혈, 멍이 쉽게 들고 지혈이 잘 되지 않는 증상도 흔하게 동반된다.
A씨의 경우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가 μL당 30,000 이하로 떨어졌고, 응급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정맥용 면역글로불린(IVIG) 치료를 받았다. 치료 일주일 만에 혈소판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으나, 전문가들은 라이노69와 같은 불법 제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