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반기 일대일로 투자 173조 ‘사상 최대’…美 관세전쟁 틈타 해외 진출 가속

  • 등록 2025.07.18 08: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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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카자흐스탄 등 대형 계약 급증…중국, 차관 대신 외국인직접투자로 전환 중

 

더지엠뉴스 김평화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서 중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본격 확대하며, 올해 상반기 ‘일대일로(一帶一路)’ 신규 투자·건설 계약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호주 그리피스대 아시아연구소(GAI)와 중국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GFDC)가 공동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일대일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참여국들과 체결한 신규 투자 및 건설 계약은 총 176건, 금액은 1,240억달러(약 173조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계약 규모(1,220억달러)를 6개월 만에 뛰어넘은 수치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이 중 건설계약은 662억달러(약 92조 원), 직접투자는 571억달러(약 79조5천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일대일로 구상이 시작된 이래 누적 투자·계약 금액은 1조3,080억달러(약 1,821조 원)에 이른다.

 

보고서를 작성한 크리스토프 네도필 왕 그리피스대 교수는 “중국 국내 성장 둔화와 미중 관세 충돌로 인한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기업들의 대규모 해외 진출을 촉진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100억달러(약 14조 원)가 넘는 초대형 계약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분야별로는 에너지 분야 투자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에너지 관련 투자만 42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이는 일대일로 시작 이래 최대 규모다. 건설 분야에서는 나이지리아의 200억달러 규모 석유·가스 처리시설 계약이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가 390억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계약을 유치했고, 중앙아시아(250억달러), 중동과 동남아가 뒤를 이었다. 국가별 투자액은 카자흐스탄(230억달러), 태국(74억달러), 이집트(48억달러) 순이었다. 건설계약은 나이지리아가 210억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국과 협력을 강화하며 시장을 확대하는 모습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중심 접근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최근 일대일로 정책을 기존의 차관 제공 방식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로듐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국 대상 FDI는 159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보스턴대 글로벌개발정책센터의 레베카 레이 연구원은 “중국이 FDI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개발도상국의 부채 부담 없이 협력을 이어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의 통상 갈등을 키우는 사이,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국 간 무역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평화 기자 peace@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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