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제조업 현장에서 ‘보는 능력’은 곧 품질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미세한 오차까지 관리해야 하는 산업 환경에서 분광 공초점 센서는 공정 정밀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계측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제조·자동화 업계에서는 분광 공초점 센서가 기존 접촉식 측정 장비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접촉 방식으로 대상 물체의 높이, 두께, 표면 형상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어, 고속·고정밀 생산 라인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27일 KIC중국에 따르면 분광 공초점 센서의 핵심 원리는 빛의 파장 분해에 있다. 백색광이 대상 표면에 조사되면, 초점 위치에 따라 특정 파장의 빛만이 반사돼 센서로 되돌아온다. 이 파장 정보를 분석함으로써 접촉 없이도 나노미터 단위의 거리와 형상 변화를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소재와 표면 상태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금속, 유리, 반도체 웨이퍼, 투명 필름, 고반사 소재까지 동일한 센서로 측정이 가능해, 복합 공정이 늘어나는 현대 제조 환경과 잘 맞물린다. 표면 색상이나 반사율 변화에 따른 오차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현장 활용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분광 공초점 센서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분야다. 웨이퍼 두께 측정, 박막 코팅 균일도 검사, 마이크로 구조물 높이 계측 등에서 기존 접촉식 프로브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공정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밀 기계와 전자 부품 제조 분야에서도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어 미세 형상, 정밀 베어링 표면, 초소형 커넥터 치수 측정 등 고속 검사 공정에서 분광 공초점 센서는 품질 관리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중국 제조업 전반에서 자동화와 무인화가 가속되면서, 계측 기술 역시 공정 내 실시간 피드백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분광 공초점 센서는 로봇, 정밀 스테이지, 비전 시스템과 결합돼 공정 중 즉각적인 보정과 품질 판단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기술 진입 장벽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광학 설계와 신호 처리 기술 난도가 높아 일부 해외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내에서도 광원, 분광 모듈,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국산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초정밀 영역에서는 여전히 기술 완성도가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온도 변화에 따른 광학 안정성, 고속 측정 시 신호 노이즈 억제, 장시간 사용 시 보정 유지 능력은 제품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분광 공초점 센서는 단순 장비가 아니라 시스템 통합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로 분류된다.
스마트 제조 관점에서 분광 공초점 센서는 단독 계측 장비를 넘어 데이터 생산 장치의 성격을 지닌다.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축적하고, 품질 편차를 정량화해 생산 조건 최적화로 연결하는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정밀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에서, 분광 공초점 센서는 보이지 않는 오차를 드러내는 핵심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조로 이동하는 중국 산업 구조 속에서 이 기술의 존재감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