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중국 주식시장에 쏠리는 외국 자금의 방향이 다시 또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중국 증시에 대한 중장기 낙관론을 내놓으면서, 중국 자산을 둘러싼 시선이 빠르게 재정렬되고 있다.
23일 중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투자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고스삭스는 중국 상장기업의 이익 개선 흐름을 근거로 향후 수년간 중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반등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고스삭스는 2026년 중국 기업 이익이 약 14% 증가하고, 2027년에도 12%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7년까지 중국 주식시장이 누적 기준으로 약 38%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고스삭스 중국 주식 전략팀은 현재 중국 시장이 ‘기대 회복에서 실질 성장으로 넘어가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약 10% 수준의 추가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존재하며, 기업 이익 회복과 정책 환경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상장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중장기적으로 지수 상승을 견인할 핵심 요소로 지목됐다.
고스삭스는 해외 사업 확장을 지속하는 중국 기업들이 2030년까지 매년 약 1.5%포인트 수준의 추가 실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산업을 둘러싼 평가도 긍정적으로 제시됐다.
고스삭스는 중국 인공지능 생태계의 가치가 이미 상당 부분 재평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본 지출 확대 여력과 상업화 속도를 고려하면 미국 대비 여전히 낮은 가격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규모 연산 인프라보다 인공지능 응용과 산업 현장 적용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은 단기적으로 수익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구조로, 기술 기업들의 이익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수출 관련 종목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글로벌 교역 환경이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전개되면서 소비 관련 종목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반내권’ 정책 기조와 맞물려 시멘트, 태양광, 화학 등 일부 산업이 정책 수혜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들 업종은 구조조정과 경쟁 완화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자금 흐름 역시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타이증권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2월 20일까지 전 세계에서 중국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에는 누적 기준 831억 달러(약 113조 8,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가운데 중국 내 상장 ETF로 유입된 자금은 786억 달러(약 107조 6,000억 원)에 달했고, 해외 상장 중국 ETF에도 약 45억 달러(약 6조 1,600억 원)가 유입됐다.
전체 규모에서 외국 자금 비중은 크지 않지만, 산업별 흐름을 보면 외국 자금의 선택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기술 업종으로 유입된 외국 자금은 약 95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했으며, 주요 유입 지역은 미국과 유럽이었다.
외국인 자금 유입 상위 10개 ETF 가운데 6개가 기술 관련 상품이었고, 상위 3개 상품은 각각 20억 달러(약 2조 7,400억 원)를 웃도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외국 장기 자금의 복귀 흐름을 확인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만 외국 장기 투자자들은 중국 A주와 홍콩 상장 주식을 약 23억 달러(약 3조 1,500억 원) 순매수했으며, 이는 전년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들은 2026년을 앞두고 중국 자산에 대한 시각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유비에스와 모건체이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은 이익 성장과 기술 혁신, 상대적 가격 매력을 중국 시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유비에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혁신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증시가 또 한 차례 실적 기반의 회복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모건체이스 역시 중국 기술주의 회복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향후 성장 동력의 상당 부분이 기술 기업과 홍콩 시장에서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