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뇌신경 모방 컴퓨터 우쿵 연구 진전[산업 트랜드 72]

  • 등록 2025.12.24 0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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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모픽 아키텍처·중국 기초과학 인프라 확장

 

더지엠뉴스 김평화 기자 | 인간의 뇌 구조와 신경 신호 전달 방식을 모방한 컴퓨터가 중국에서 현실적인 연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뇌신경 모방 컴퓨터로 불리는 ‘우쿵(悟空)’이 기초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계산·시뮬레이션 능력 검증 단계로 진입하며, 중국의 차세대 컴퓨팅 전략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24일 중국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우쿵은 대규모 뉴로모픽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인간 뇌의 신경 연결 구조와 정보 처리 방식을 모사하도록 설계된 초대형 계산 시스템이다. 기존 슈퍼컴퓨터가 연산 속도와 병렬 처리 능력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면, 우쿵은 신경망의 구조적 특성과 에너지 효율을 핵심 설계 목표로 삼고 있다.

 

우쿵 프로젝트의 핵심은 생물학적 뇌의 작동 원리를 공학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다. 뉴런 간 신호 전달 방식, 시냅스 가중치 변화,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선형적 반응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수준에서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연구의 중심 과제다. 이를 위해 중국 연구진은 기존 폰 노이만 구조를 벗어난 비동기식 처리 구조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우쿵은 수억 개 이상의 인공 뉴런과 대규모 시냅스 연결을 가상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 계산 성능보다는 복잡한 패턴 인식, 자율 학습, 적응형 판단과 같은 고차원 인지 연산을 모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인공지능 모델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것과 달리, 에너지 효율을 크게 낮추는 방향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연구진은 우쿵을 통해 뇌과학과 인공지능 연구 간의 결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간 뇌의 질병 메커니즘, 인지 기능 저하, 신경 회로 이상 현상을 대규모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재현하는 것이 주요 연구 목적 가운데 하나다. 이를 통해 실험이 어려운 뇌 신경 현상을 계산 모델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우쿵은 단순한 연구 장비를 넘어 국가 차원의 과학 인프라 성격을 지닌다. 중국은 기초과학 역량 강화와 원천 기술 확보를 중장기 전략의 핵심으로 설정해 왔으며, 뇌과학과 컴퓨팅 융합 분야는 그 대표적인 축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쿵은 이러한 전략이 집약된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응용 가능성 역시 단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 제어, 복잡한 환경 판단이 필요한 국방·항공우주 분야에서 뇌신경 모방 컴퓨팅 구조가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특히 실시간 판단과 에너지 효율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에서 기존 GPU 기반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접근으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우쿵이 단기간에 상용 제품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장기적인 기술 축적과 생태계 형성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뇌신경 모방 컴퓨팅은 아직 표준화와 공정 기술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연구 성과의 산업 이전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는 관련 인력 양성과 연구 네트워크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뉴로모픽 칩, 신경망 알고리즘, 뇌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공동 연구 체계가 구축되고 있으며, 우쿵은 이 네트워크의 중심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우쿵을 둘러싼 연구는 중국이 기존 추격형 기술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을 선도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연산 속도 경쟁이 아닌 계산 방식 자체의 전환을 겨냥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축적되고 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김평화 기자 peace@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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