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독립의 전환점, 샤오미가 첫 칩을 내놓았다

  • 등록 2025.05.16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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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ingO1’ 출시는 단순한 제품 발표가 아니다. 중국 기술굴기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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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지엠뉴스]중국의 소비자 기술 대기업 샤오미(小米, Xiaomi)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니다.


레이쥔(雷军, Lei Jun) 최고경영자는 15일 밤, 웨이보를 통해 ‘XringO1’이라 불리는 자사 최초의 모바일 칩을 발표했다. 샤오미 설립 15주년을 기념해 설계된 이 칩은, 단순한 사양 경쟁을 넘어 독립적인 기술 생태계 구축이라는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다.


샤오미는 이 칩을 자사 내부 설계팀이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생산은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3나노 공정으로 맡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수출통제 하에서도, 이 칩은 AI가 아닌 모바일 SoC이기에 규제를 피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국 기술기업들의 새로운 우회 전략으로 주목된다.


이번 발표는 샤오미가 2017년 시도했던 ‘펑파이 S1’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첫 시도는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레이쥔은 5년간 1,050억 위안(약 20조 원)을 투입했고, 올해만 해도 추가로 300억 위안을 더 쓰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하드코어 기술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샤오미가 하드웨어 의존 구조를 스스로 깨뜨리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이 칩은 ‘샤오미 15S 프로’ 등 프리미엄 라인에 탑재될 예정이며, 이미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에 의존하던 구조를 바꾸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5 울트라 모델이 여전히 퀄컴 칩을 사용 중이지만, XringO1은 그 흐름을 바꾸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하지만 샤오미의 행보는 기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3월 말, 샤오미의 전기차 SU7에 탑승한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레이쥔은 “그날 이후 모든 계획을 멈췄다”며, “회사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 기준은 기술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고 이후 SU7의 4월 주문량은 전월 대비 55% 급감했다.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 사이, 샤오미는 다시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선 셈이다.


‘XringO1’은 그래서 단순한 칩이 아니다. 그것은 샤오미가 기술 자주권을 향해 내딛는 한 걸음이며, 동시에 글로벌 시장과 규제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도약이다.








이남희 기자 in871738@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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