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의 역외 특정 통신장비 공급업체 배제 움직임을 두고 향후 5년간 유럽 측 손실이 3600억유로(약 568조6632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련 기관의 추산을 제시하며 차별적 제한 조치를 피하라고 요구했다. 유럽 주요 통신사들도 장비 교체에 400억유로(약 63조1848억원)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EU 집행위원회의 사이버보안법 개정안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자쿤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유럽 통신업계가 EU 사이버보안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제기한 비용 부담 문제에 대해 “관련 보도를 주목했다”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다른 관련 기관의 평가에서도 해당 조치로 향후 5년 동안 EU가 3600억유로가 넘는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유럽 통신사들의 공개서한이 EU 정책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다시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유럽 통신업계 단체 커넥트 유럽(Connect Europe)은 15일 공개서한을 내고 EU 집행위원회가 추진하는 사이버보안법 개정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개정안이 EU 역외의 일부 특정 공급업체 장비를 전면적으로 배제할 경우 유럽 통신기업들이 기존 장비를 교체하는 데 약 400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자금이 광섬유망과 5G, 6G 구축에 투입될 재원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게 업계 측 입장이다.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Orange·EPA:ORA), 독일 통신사 도이체텔레콤(Deutsche Telekom·ETR:DTE),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Telefónica·BME:TEF) 등 유럽 대형 통신기업 17곳의 경영진이 공개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궈 대변인은 보호주의 조치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유럽의 디지털 전환과 시장 개방 이미지, 외국 기업의 대유럽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중국 측 입장을 제시했다. 중국은 EU가 유럽 산업계의 의견을 듣고 차별적 제한 조치를 채택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중국인 강제노동 피해자 후손들의 소송도 브리핑에서 다뤄졌다. 일본 교도통신 기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인 피해 노동자 수십명의 후손이 허베이성 고급인민법원에 여러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장을 제출한 데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물었다.
궈 대변인은 일본 군국주의의 대외 침략과 식민통치 과정에서 이뤄진 강제동원과 노동력 착취를 “심각한 범죄 가운데 하나”라고 규정했다. 그는 일본 측에 역사를 직시하고 책임을 성찰하며 아시아 피해국 국민의 요구를 진지하게 다뤄 역사적 현안을 책임 있는 태도로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중국 외교부가 브리핑에서 밝힌 공식 입장이다.
대만 당국이 필리핀 중부 세부주에 이른바 ‘대표처’ 설치를 추진한다는 보도를 놓고도 중국 측 입장이 나왔다. 대만 외사당국 책임자 린자룽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세부에 대표처 설치를 검토하며 이를 바탕으로 ‘대만·필리핀 경제회랑’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언급했다는 질문이 제기됐다.
궈 대변인은 대만 민주진보당 당국이 외부 세력과 연계해 이른바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려는 시도를 중국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필리핀을 향해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중국·필리핀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중국 측 요구를 내놨다. 이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 정부의 기존 외교 입장과 맞닿아 있다.
중국과 아세안의 경제협력 문제도 정례 브리핑의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는 17일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에서 열리는 제23회 중국·아세안박람회와 중국·아세안 비즈니스·투자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한다. 미얀마와 베트남, 라오스의 고위급 인사와 까으낌후른 아세안 사무총장 등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궈 대변인은 중국과 아세안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올해 5년을 맞았다며 양측의 경제·무역 협력이 확대됐다는 중국 정부의 평가를 소개했다. 중국은 박람회와 정상회의를 활용해 협력 분야를 넓히고 상호 이익을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중국 상무부는 제23회 박람회를 17일부터 21일까지 난닝에서 열며 중국·아세안 자유무역지대 3.0판과 디지털·녹색·공급망 분야 협력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