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의 키르기스스탄 국빈 방문에서 영구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고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와 인공지능,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은 경제협력과 안보, 인적 교류를 아우르는 양국 관계의 장기적인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자쿤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소규모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각 분야 협력,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최근 양국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각 분야 협력이 양국의 발전과 국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양국의 높은 수준의 정치적 신뢰와 상호 지지가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라고 밝혔다. 양국이 체결한 영구 선린우호협력조약은 세대에 걸친 우호와 확고한 상호 지지를 뒷받침하는 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건설을 주요 협력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이 철도를 지역 주민의 발전에 대한 기대를 담은 ‘교통 대동맥’으로 규정하고 고품질 건설을 주문했다. 재생에너지와 자원 순환 이용 분야의 대표 사업을 확대하고 일대일로 공동실험실 구축과 인공지능 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법 집행과 안보 협력도 확대한다. 양국은 테러리즘·분리주의·극단주의 등 중국이 ‘3대 악’으로 규정한 세력과 마약 밀매, 초국경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은 키르기스스탄이 국제·지역 문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하고 유엔 틀 안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시 주석과 자파로프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고품질 발전 신시대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 공동성명’과 ‘중화인민공화국과 키르기스공화국 영구 선린우호협력조약’에 공동 서명했다. 투자와 교통, 세관, 우호도시 분야의 협력 문서도 교환했다. 과학기술과 교육, 인문, 미디어 분야를 포함해 국빈 방문 기간 체결된 협력 문서는 20건을 넘었다.
네팔 산사태 재난을 놓고 중국은 2차 긴급 구호물자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궈 대변인은 드론과 DNA 검사장비·시약, 정수설비, 조명설비 등 네팔 측이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물자를 보낼 예정이며 중국의 DNA 감정 전문가도 재해 현장으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네팔은 기상과 수리, 방재 분야에서 구축한 협력체계를 활용해 인명 수색과 정보 공유, 2차 재해 방지를 위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중국은 네팔 측에 기상·수문 자료와 관련 경보 정보를 제공하고 전문가 협의도 진행했다. 실종됐던 호주 국민 1명은 재해 핵심 지역에 있지 않았으며 이후 주중 호주대사관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이 중국 측 재해 지역에 외국 기자가 들어갈 수 없는 이유를 묻자 궈 대변인은 도로와 통신이 끊긴 데다 2차 재해 위험이 크다고 답했다. 중국 정부는 구조 작업 관련 최신 정보를 계속 공개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러시아와의 상호 무비자 제도도 브리핑에서 다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이 실행 가능하고 유익하다고 판단할 경우 양국 간 무비자 제도를 영구화할 의향을 밝힌 데 대해 중국 외교부는 상호 무비자가 양국의 높은 수준의 전략적 신뢰를 보여준다고 답했다. 중국은 무비자 제도가 양국 국민의 왕래를 편리하게 하고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사업이 논의됐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궈 대변인은 양국 정상의 전략적 지도 아래 중국과 러시아가 에너지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한다며 상호 존중과 호혜·상생 원칙에 따라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석유 협정을 둘러싸고는 중국 기업의 권익 보호를 요구했다. 미국 정부가 상당한 지분을 가진 미국 석유기업이 중국 국유기업 등이 장기간 투자했던 베네수엘라 일부 유전을 인수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궈 대변인은 관련 내용을 주시한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는 국가 간 관계는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하며 국가 간 경제·무역 협력은 평등과 호혜, 협력·상생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협력은 국제법과 양국 법률의 보호를 받는다며 “중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보유한 합법적 권익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으로부터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핵무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들었다고 밝힌 데 대해 궈 대변인은 중국의 우크라이나 위기와 핵 문제에 관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답했다.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촉진하고 정치적 해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이 제안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출범 1주년 성과도 공개됐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년 동안 약 160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이 구상에 지지 의사를 나타냈으며 60여개국이 ‘글로벌 거버넌스 우호그룹’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 확대를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성과 발언권 강화 사례로 제시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 정상 온라인 회의와 글로벌 여성 정상회의, 세계인공지능대회 등을 통해 관련 구상을 제시했고 중국 정부는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개념문서’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구축’ 백서를 발표했다.
국제조정원은 공식 운영에 들어간 뒤 첫 국제 해사분쟁을 해결했으며 세계데이터기구와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도 중국에 설립됐다고 외교부는 소개했다. 중국은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했으며 올가을 슝안신구에서 글로벌 거버넌스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솔로몬제도 정치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의혹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 외교관이 제러마이아 마넬레 총리에 대한 불신임 추진 정치인들과 접촉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궈 대변인은 중국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으며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뉴질랜드 측에서 외부 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을 두고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태평양 도서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해당 국가의 주권과 독립, 의사,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과 뉴질랜드가 쿡제도의 옛 군사기지에 심해항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질문에는 국가 간 협력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시 주석의 이집트 국빈 방문 일정도 브리핑에서 다뤄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집트가 신중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아랍·아프리카 국가라며 올해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시 주석의 방문에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의 이집트 국빈 방문은 10년 만이다. 시 주석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정치적 상호 신뢰와 호혜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의 현대화 과정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