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한국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 중국 본토 주식을 6억7800만 달러(약 9356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투자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최근 글로벌 AI 종목의 급격한 조정에도 매수 자금은 중국 반도체와 AI 기업, 관련 ETF에 집중됐다.
22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집계에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한국 투자자의 A주 순매수 1위는 중국 AI 반도체 설계기업 한우지(캠브리콘·寒武纪·688256.SH)였다. 순매수액은 285만7700달러(약 39억4000만원)로 집계됐으며,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중신궈지(SMIC·中芯国际·688981.SH), 메모리 인터페이스 반도체 기업 란치커지(몽타주테크놀로지·澜起科技·688008.SH), 파운드리 기업 화훙훙리(华虹宏力·688347.SH), 반도체 장비 기업 중웨이공사(AMEC·中微公司·688012.SH)에도 각각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원)가 넘는 자금이 들어갔다.
최근 한 달로 범위를 넓히면 중국 전자부품 제조기업 둥산정밀(东山精密·002384.SZ)이 645만7100달러(약 89억1000만원)로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한우지는 319만8600달러(약 44억1000만원)로 뒤를 이었으며, 중국 고성능 컴퓨팅 기업 중커수광(曙光信息·603019.SH), 반도체 웨이퍼 기업 리앙웨이(立昂微·605358.SH), 화훙훙리, 중신궈지, 란치커지의 순매수액도 각각 100만 달러를 웃돌았다. 한국 투자자의 자금이 단기 반등 종목보다 AI 연산칩과 파운드리, 반도체 장비·소재 공급망에 폭넓게 배분된 셈이다.
홍콩 증시에서도 중국 기술주와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프리미아 중국과창50 ETF에는 317만2900달러(약 43억8000만원), 글로벌엑스 중국반도체 ETF에는 301만1000달러(약 41억6000만원)가 순유입됐다. 화샤후선300 ETF와 중신궈지도 각각 200만 달러(약 27억6000만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국 투자자의 중국 주식 매입은 최근 한 주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A주 순매수액은 약 6억7800만 달러(약 9356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30.55% 늘었다.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 베이팡화촹(NAURA·北方华创·002371.SZ)이 3394만 달러(약 468억원)로 개별 종목 1위에 올랐고, 한우지는 2728만 달러(약 376억원), 중국 배터리 기업 닝더스다이(CATL·宁德时代·300750.SZ)는 1254만 달러(약 173억원)를 기록했다.
중국 건설기계 기업 산이중공업(三一重工·600031.SH), 팹리스 기업 자오이촹신(기가디바이스·兆易创新·603986.SH),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比亚迪·002594.SZ), 전자제품 제조기업 궁예푸롄(工业富联·601138.SH), 인쇄회로기판 기업 선난회로(深南电路·002916.SZ)도 상반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와 전기차, AI 서버 조립, 첨단 제조장비까지 중국 기술 제조업 전반으로 매수 대상이 넓어졌다.
홍콩 시장에서는 중신궈지가 상반기 8546만 달러(약 1179억원)로 한국 투자자의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중국 AI 대형언어모델 기업 미니맥스(MiniMax·稀宇科技)는 6665만 달러(약 920억원)로 2위에 올랐고, 중국 전자상거래·클라우드 기업 알리바바(Alibaba·阿里巴巴·9988.HK)가 뒤를 이었다. 중국 AI 반도체와 대형언어모델, 클라우드 플랫폼을 하나의 투자 묶음으로 보는 매수 성향이 드러났다.
외국계 금융기관도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 씨티그룹은 20일 중국 증시의 신흥시장 자산배분 의견을 ‘전술적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올렸다. 모건자산운용은 최근 주가 변동이 기업 실적 악화보다 투자 쏠림 해소와 일부 고평가 업종의 위험 축소에서 비롯됐다고 제시했다.
중국의 첨단 제조업 지표도 외국계 기관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중국의 6월 첨단장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53.5로 확장 구간을 유지했고, 2분기 대외무역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모건자산운용은 AI 데이터센터 하드웨어와 반도체, 첨단 산업장비 수요가 중국의 글로벌 기술 공급망 내 역할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모건자산운용의 글로벌 자료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반도체와 메모리, 전자부품, 데이터센터 설비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AI 투자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의 저비용 오픈소스 AI 모델과 제조 공급망이 별도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모건스탠리펀드는 AI 산업의 자본지출과 대형언어모델 개발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며 급격한 시장 조정을 산업 성장의 종료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타이지뎬(TSMC·台积电)이 16일 공개한 2분기 실적과 경영진의 수요 전망도 AI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거론됐다.
모건자산운용은 단기적으로 거래 구조 개선과 기술주 자금 유출 둔화, 상승 종목 확대, 금융 여건 완화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AI와 반도체 기업을 향한 한국 투자자의 매수는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