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배 프리미엄 인수에 쏠린 기관 시선, 링이즈자오 AI 서버 베팅

  • 등록 2025.12.28 10:54:52
크게보기

열관리 M&A부터 로봇·자동차 소프트웨어까지 번진 연말 자금 흐름

 

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중국 증시에서 기관 자금의 움직임이 인수합병과 차세대 산업 키워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고평가 논란을 동반한 거래부터 로봇·AI 소프트웨어까지, 연말을 앞둔 기관 조사의 초점이 또렷해졌다.

 

28일 중국 증권시보·e회사에 따르면, 22일부터 26일까지 한 주 동안 상장사 117곳이 기관 조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70% 이상이 조사 이후 주가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초지에구펀, 광롄항공, 더밍리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고, 완샹첸차오와 신커이둥-U, 푸리터, 자오츠구펀 등도 강세 흐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기관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종목은 단연 링이즈자오였다. 한 주 동안 100곳이 넘는 기관이 이 회사를 찾으며 조사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백 기관 이상’ 방문 기록을 남겼다.

 

기관의 시선을 끈 핵심은 34배가 넘는 프리미엄을 적용한 인수 거래였다. 링이즈자는 22일 밤 공시를 통해 8억7천5백만 위안(약 1,670억 원)을 투입해 둥관 리민다 전자과기유한공사 지분 35%를 인수하고, 의결권 기준 52.78%를 확보해 경영권을 취득한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는 평가 방식이 있다. 9월 30일 기준 리민다의 감사된 순자산은 약 7천1백만 위안(약 135억 원)에 불과했지만, 수익법을 적용한 평가에서는 기업가치가 251억 위안(약 4조7,700억 원)으로 산정됐다. 장부가 대비 가치 상승률은 3,400%를 넘었고, 프리미엄 배수는 34배 이상으로 계산됐다.

 

리민다는 서버용 액체 냉각 퀵커넥터, 액체 냉각 매니폴드 등 데이터센터 열관리 핵심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인증을 받은 액체 냉각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액체 냉각 플레이트와 냉각 매니폴드, 고속 연결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기관들은 리민다의 직접 또는 간접 고객에 엔비디아,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포함되는지, 그리고 이번 인수의 전략적 목적이 무엇인지에 질문을 집중했다. 링이즈자는 서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AI 하드웨어 서버 사업의 규모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링이즈자는 기업급 서버용 GPU와 CPU에 적용되는 열관리 솔루션을 이미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GPU 액체 냉각 모듈, 고출력 서버 전원 솔루션, 데이터센터용 통합 냉각 제품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리민다와 주요 고객 간의 계약은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구체적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관 조사에서 두 번째로 주목받은 종목은 푸리터였다. 이 회사는 한 주 동안 76개 기관의 조사를 받으며 로봇과 신소재 분야의 진전을 강조했다.

 

푸리터는 개질 PEEK, PPS, PA,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등 고기능성 소재를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 베어링, 기어, 골격 지지 부품과 외피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외 로봇 분야 주요 기업들과 공동 개발과 제품 검증을 진행 중이라는 점도 공개됐다.

 

액정고분자 소재인 LCP 역시 기관의 질문이 집중된 영역이다. 푸리터는 LCP 제품이 해외 로봇 기업 인증을 통과해 관절 모터 골격 부품에 적용되고 있으나, 아직 대량 납품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고객사의 로봇 제품 출시와 판매 확대에 따라 관련 소재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언급됐다.

 

상업 우주 분야 역시 부각됐다. 푸리터는 LCP 섬유가 4월부터 중국 내 저궤도 위성 주요 고객사의 공급망에 편입됐으며, 위성용 유연 태양전지 날개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 위성 기준 적용 소재 가치가 약 5천 위안(약 95만 원) 수준이라는 점도 공개됐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광팅정보가 66개 기관의 조사를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광팅정보는 스스로를 자동차 소프트웨어 산업의 ‘디지털 건축가’로 규정하고, AI 기반 소프트웨어 생산 체계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슈퍼 소프트웨어 공장’으로 불리는 SDW 모델을 통해 인간 개발자와 AI가 협업하는 개발 방식을 전면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체계는 요구 분석부터 설계, 코딩, 테스트, 프로젝트 관리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며, 개발 효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관들은 해당 모델이 완성차 업체에 실질적으로 어떤 필요성을 제공하는지에 질문을 집중했다. 광팅정보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워커가 개발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전략도 주요 화두였다. 광팅정보는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 완성차 업체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거나 해외 완성차 업체에 직접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내수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압박을 완화하는 동시에 전체 매출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제시됐다.

박소영 기자 soyeong@thegmnews.com
ⓒ 더지엠뉴스 & www.thegm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제호 : 더지엠뉴스(thegmnews.com) | 발생소 : 서울시 노원구 한글비석로 396, 106-205 | 발행인·편집인 : 정은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은영 | 사업자등록번호 : 서울, 아55402 | 등록일 : 2024-04-17 | 문의 : thegmnews1@thegmnews.com | 대표전화 : 010-3869-8883 Copyrightⓒ2024 thegmnews.com all right reserved. *더지엠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 또는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