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2조 위안 만기…중국 예금 이동 본격화

  • 등록 2025.12.16 10: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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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축소·금리 인하 압박·자본시장 연동

 

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의 자금 흐름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중국 금융시장에서 이른바 ‘예금 이동’ 현상이 구조적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금리 하락과 자본시장 변동성이 맞물린 가운데, 대규모 정기예금 만기가 예고되며 자금 재배치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11월 금융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 예금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가계, 기업, 재정, 비은행 예금 모두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특히 비은행 예금은 800억 위안(약 15조 2,000억 원) 증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1,000억 위안(약 19조 원) 감소했다.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자본시장 변동성의 결과로 보고 있다. 주식과 자산관리 상품, 마진 자금의 움직임이 비은행 예금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는 해석이다.

 

중국상업증권 왕셴솽 수석 은행 분석가는 비은행 예금을 자본시장 심리의 ‘결과 변수’로 규정했다. 그는 분기 말 은행들의 예금 유치 경쟁이 자산관리 자금과 마진 예금을 흔들며 변동성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올해 1~11월 금융기관 위안화 예금은 누적 24조 7,300억 위안(약 4,699조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1분기에만 약 13조 위안(약 2,470조 원)이 늘어나며 연초 자금 유입이 집중됐다.

 

구조적으로는 가계 예금이 12조 600억 위안(약 2,292조 원), 기업 예금이 1조 900억 위안(약 207조 원) 증가했다. 재정 예금은 2조 400억 위안(약 388조 원), 비은행 예금은 6조 7,400억 위안(약 1,281조 원) 늘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가계 예금 증가액이 전년 대비 100억 위안(약 1조 9,000억 원) 줄어든 반면, 비은행 예금은 9,800억 위안(약 186조 원) 늘었다는 점이다.

 

중국국제금융공사 계산에 따르면 올해 1~10월 주민 정기예금은 10조 5,000억 위안(약 1,995조 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보다 3조 9,000억 위안(약 741조 원)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요구불예금은 9,000억 위안(약 171조 원), 은행 자산관리 상품은 3조 6,000억 위안(약 684조 원), 비머니마켓펀드는 2조 7,000억 위안(약 513조 원) 증가했다.

 

화창증권연구소 장위 부소장은 비은행 예금과 가계 예금 증가율의 격차를 주식시장 지표와 연결했다.

이 차이가 확대될수록 A주 거래량과 시가총액 변동과 연동돼 왔다는 설명이다.

 

시장 시선은 이제 내년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년에는 만기 도래하는 가계 예금 규모가 약 171조 위안(약 3경 2,490조 원)으로, 올해보다 18조 위안(약 342조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2년 이상 정기예금 만기 금액만 약 32조 위안(약 6,080조 원)에 달한다. 장기 예금 비중이 높아 금리 재조정에 따른 자금 이동 여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국제금융공사 린잉치 은행 분석가는 2년·3년·5년 정기예금 금리가 각각 72bp, 142bp, 168bp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리 조정 폭이 클수록 정기예금 운용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예금 이동을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으로 보고 있다. 장기·고액 정기예금 상품 축소 역시 이러한 구조 변화를 강화하고 있다.

 

린잉치는 저축률이 1%포인트 낮아질 경우 약 9,000억 위안(약 171조 원)이 자산관리, 펀드, 보험, 소비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저축률이 104조 위안(약 380~760조 원) 규모의 자금이 정기예금에서 다른 금융·소비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계산도 제시됐다.

박소영 기자 soyeong@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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