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 국가자주혁신시범구, 기술·산업·도시 구조를 아우르는 혁신 플랫폼으로 확장[시장 인사이트 63]

  • 등록 2025.12.14 06: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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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제조·도시 기능을 통합하는 고도화 전략이 산업 전반의 구조를 재정비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중국이 추진하는 국가자주혁신시범구 가운데 톈진이 맡은 역할은 단순한 산업 단지 조성이나 특정 분야 집중 육성에 머물지 않는다.
첨단 기술 연구, 생산 체계 구축, 도시별 산업 기능 조정이 하나의 구조로 연동되며 지역 전체가 종합 혁신 플랫폼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14일 KIC중국에 따르면, 톈진 국가자주혁신시범구(天津国家自主创新示范区, Tianjin National Innovation Demonstration Zone)는 첨단 장비 제조, 바이오 의약, 신소재, 스마트 제조, 신에너지 산업을 중심축으로 삼아 기술 개발과 상업화, 그리고 도시 기능 조정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술 연구의 깊이와 제조 능력의 폭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혁신의 축이 도시 전반에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특징이 나타난다.

 

톈진은 기존의 산업 기반이 탄탄한 지역이어서 첨단 제조 분야의 고도화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밀 기계와 항공 장비 등에서 이미 세부 공정별 전문 생산체계가 구성돼 있었고, 이러한 기반 위에 AI·데이터·자동화 기술이 덧입혀지면서 산업 전체의 지능화 수준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기계의 동작 패턴을 조정하거나 생산 흐름을 자동 최적화하는 기술을 적용하며 작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 의약 분야는 연구·임상·제조가 한 지역 내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면서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지역 내 연구기관들은 유전자 치료, mRNA 백신, 항체의약품 같은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인접한 바이오 제조단지에서는 임상 단계의 시제품 생산과 대량 생산 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기술의 상업화 속도를 높이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러한 구조는 연구 단계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제조 공정과 품질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만든다.

 

신소재 분야에서는 금속·복합소재·자기재료·나노소재 같은 다층 기술이 기업 단위로 축적되고 있다. 특히 항공·에너지·자동차용 소재는 고강도·내열성·경량화 같은 요구 조건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구조적·화학적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톈진 시범구 내 소재 기업들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분석 장비·재료 실험·응용 연구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실험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소재 기술이 빠르게 실사용 부품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든다.

 

스마트 제조는 시범구의 또 다른 축이다. 제조 공정의 센서화·데이터화·지능화가 함께 확장되면서 생산 라인의 구조가 기존의 조립 중심에서 벗어나 예측·조정·최적화를 반복하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기업들은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부하 변화와 기계의 응답 속도를 분석해 공정별 위험 요인을 줄이고, 효율적인 동작 속도를 유지하도록 제어 시스템을 조정한다. 이러한 방식은 제조 공정의 편차를 줄이고 산업단지 전반에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모든 분야가 톈진 내부의 도시 구조와도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시범구는 여러 기능 단지로 구성돼 있는데, 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구역, 제조 시설이 집적된 구역, 실증·시험이 이뤄지는 구역, 그리고 도시형 서비스 산업이 들어서는 구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전체 구조가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이는 기술 개발과 상업화 간의 공백을 줄이고, 기업이 생산 설비와 연구센터 사이에서 이동 없이 연속적인 개발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대학·연구기관·기업 간 협업도 적극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톈진 대학, 난카이 대학 등 주요 연구기관들이 시범구 안에서 공동 연구 플랫폼을 운영하며, 기초 연구 단계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업의 제품 개발에 직접 연결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기술의 이전과 산업화가 불연속적으로 진행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연구성과가 설계·제조 단계를 자연스럽게 통과하며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지역 정부는 이러한 산업 구조를 지탱하기 위해 행정 지원과 정책 패키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범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재 유치, 연구비 지원, 시험인증 장비의 공동 사용 체계, 산업단지 간 물류 인프라 개선 등이 함께 추진되며, 기업이 신기술을 실제 생산 공정이나 서비스 분야로 옮겨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신흥 분야의 기술 실험과 상업화 과정을 더욱 원활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신에너지 산업 역시 시범구 내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에너지 저장 시스템, 수소 관련 장비 개발 같은 분야는 실제 산업단지 내 실증 프로젝트와 결합되며 기술의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에너지 변화에 대응해 전력 관리 기술과 인프라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제조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활용하는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KIC중국은 톈진 국가자주혁신시범구가 연구·제조·도시 기능을 하나의 구조로 결합하며, 기술 개발과 산업 확장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통합 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이남희 기자 in871738@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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