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 정부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며, 충돌 확대를 막기 위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긴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일대일로 협력 성과를 대거 소개하며 다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자쿤(郭嘉昆, Guo Jiakun) 대변인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그로 인한 군사적 충돌 급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관련 각국은 즉시 긴장을 완화하고, 지역이 더 큰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무력을 통해서는 결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국제 분쟁은 반드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하며, 공동 안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상호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이(王毅, Wang Yi) 외교부장은 주말 동안 이란 외교장관 아라그치(Araghchi), 이스라엘 외교장관 카츠(Katz)와 각각 전화통화를 갖고 양측 모두에 긴장 완화와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중국은 관련국과 계속해서 긴밀히 소통하며 정세의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에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 일대일로(一带一路, Belt and Road) 협력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궈 대변인은 “중앙아는 일대일로 구상의 발원지이자 고품질 협력의 선도 지역”이라며 “중국은 중앙아 5개국 모두와 협력 문서를 체결했고, 수많은 대표 프로젝트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중국과 중앙아 5개국 간 무역액은 6741억5000만 위안(약 130조 원)으로 2013년 대비 116% 증가했다”며 “중국-카자흐스탄 원유관, 중국-중앙아시아 가스관, 중타(中塔) 고속도로, 중기우(中吉乌) 도로 및 철도망 등은 대표적인 연계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카자흐스탄 및 우즈베키스탄과의 상호비자면제 조약 체결, 직업기술 훈련기관인 루반공방(鲁班工坊, Luban Workshop) 현지 설립, 디지털 경제 및 녹색 전환을 포함한 실질적 협력 확대도 주요 성과로 강조됐다. 궈 대변인은 “제2차 중국-중앙아 정상회의를 통해 새로운 협력 청사진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의 브릭스(BRICS) 파트너국 가입에 대한 질문에 궈 대변인은 “중국은 이를 환영하며, 베트남의 참여가 브릭스 체제의 대표성과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브릭스 국가 및 파트너들과 함께 더 포괄적이고 실질적이며 개방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600기로 증가했고, 매년 약 100기씩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중국은 자위적 방어 전략에 충실하며, 언제 어디서든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견지해왔다”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핵무기 보유국 중 유일하게 무조건적으로 비핵국 및 비핵지대에 대해 핵무기 사용 또는 위협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바나마 정부와 협력해 기존 화웨이(Huawei) 통신 장비를 제거하고 미국 장비를 설치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미국은 장기간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에서 도청과 해킹을 일삼아 지역 국가들에 안보 불안을 조장해왔다”고 비판했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바나마 등 지역 국가들이 독립적 결정을 내릴 권리를 존중한다”며 “중국은 협력 시 강요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편을 가르려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가 중국에 제재받은 의원들에 대한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궈 대변인은 “당초 영국이 먼저 중국 인사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고, 이에 따른 중국의 대응은 정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쌍방 관계는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원칙 위에서만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언론이 중국 정부 또는 관련 세력이 미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중국은 사이버 공격에 단호히 반대하며, 사이버 공간의 안정을 위해 모든 국가와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